사진=설영우 SNS 캡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2차전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면서, 일부 누리꾼들이 선수 개인의 SNS 공간을 찾아가 도를 넘은 비난을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악플 테러는 실점 장면에 관여한 선수뿐만 아니라 이름이 같은 엉뚱한 연예인에게까지 불똥이 튀며 심각한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펼쳐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0대 1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습니다. 1차전 승리로 선전했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조 2위에 머무르며 마지막 3차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반면 안방 우세를 등에 업은 멕시코는 2연승을 달성하며 가장 먼저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현지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우리 대표팀은 전반 내내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 전개와 김승규 골키퍼의 연이은 슈퍼 세이브로 대등하게 맞서며 고질적인 월드컵 2차전 징크스를 깨뜨리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후반 5분, 수비 진영에서의 치명적인 사인 미스가 실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공중볼을 처리하려던 김승규 골키퍼가 수비수 이기혁과 동선이 엉키며 넘어졌고, 흘러나온 볼을 상대 공격수가 놓치지 않고 결승골로 연결했습니다. 이후 대표팀은 전방에 공격 자원을 대거 투입하며 총공세를 펼쳤으나, 상대의 탄탄한 수벽을 뚫지 못하고 끝내 만회골 없이 경기를 마쳤습니다.
진짜 문제는 경기가 끝난 이후 온라인상에서 발생했습니다. 패배의 책임을 특정 선수에게 전가하는 마녀사냥식 비난 여론이 형성된 것입니다. 이날 아쉬운 수비를 보여준 설영우의 개인 SNS 채널에는 순식간에 수많은 악성 댓글이 도배되며 공격의 타깃이 되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실점 상황에 관여했던 수비수 이기혁이 SNS 활동을 하지 않자, 동명이인인 '배우 이기혁'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성난 축구 팬들의 화풀이가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축구와 무관한 배우의 공간에 찾아가 "왜 골키퍼를 방해했느냐", "너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라는 식의 무차별적인 댓글 테러를 가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 확대로 조 3위를 하더라도 32강에 턱걸이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만, 안정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오는 남아공과의 최종전 승리가 필연적입니다. 벼랑 끝에 선 홍명보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선수를 원흉으로 몰아세우는 독설이 아니라, 다음 경기를 차분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성숙하고 따뜻한 격려와 응원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