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장소민 양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첫돌을 불과 두 달 앞둔 생후 9개월 영아가 갑작스러운 질환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장기기증을 통해 또래 환자 등 3명에게 기적 같은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장소민(생후 9개월) 양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 소장을 기증해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민 양은 지난달 중순 갑작스러운 고열 증세로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약을 처방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며칠간 지속된 고열로 인해 급히 다른 병원들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고 끝내 뇌사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별의 순간 앞에서 소민 양의 부모는 가슴 아픈 결단을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장기기증을 반대했던 어머니 박 모 씨는 "세상 어딘가에서 우리 소민이의 흔적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믿고 싶다"는 남편의 진심 어린 설득에 마음을 돌렸습니다. 가족들은 소민이가 아무런 흔적 없이 떠나기보다, 누군가에게 빛이 되는 좋은 일을 하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지난해 7월 2.5kg의 저체중으로 태어난 소민 양은 생후 9개월이 되도록 몸무게가 7kg대에 머무를 만큼 가냘픈 아이였습니다. 어머니 박 씨는 딸의 건강을 위해 예방접종과 이유식 등 모든 것에 정성을 쏟으며 자라면 괜찮아질 것이라 믿었지만, 예기치 못한 병마는 너무나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기증자 장소민 양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올봄 가족이 함께 떠났던 벚꽃 구경이 소민 양과의 마지막 추억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박 씨는 "남편은 길에서 소민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기만 봐도 눈물을 쏟아낸다"며 "뱃속에 있던 시간보다 더 짧은 생을 살고 간 딸을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 가슴이 찢어진다"고 오열했습니다.
마지막 골든타임을 지나 소민 양을 보내던 날, 부모는 미안한 마음에 '다음 생에 다시 엄마 딸로 태어나달라'는 말조차 차마 건네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박 씨는 소민이에게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나든 상관없으니, 다음 생에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아울러 기증을 받은 환자들에게도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따뜻한 소망을 덧붙였습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세상에 머문 시간은 비록 짧았지만 소민 양이 남긴 숭고한 나눔은 세 가족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