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감

역대급 강추위에 물 위로 숨 쉬러 나왔다가 그대로 얼어버린 악어

BY 하명진 기자
2025년 12월 04일

애니멀플래닛Oklahoma Department of Wildlife Conservation


세상에 믿기 힘든 광경이 카메라에 포착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강물이 꽁꽁 얼어붙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오직 주둥이 끝부분만 물 밖으로 내민 채 그대로 얼음 속에 갇혀버린 악어의 모습이 그 주인공입니다.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주에서 야생동물 사진작가 데이비드 아버(David Arbor)가 촬영한 사진 속에는, 얼음물 틈으로 코와 입만 간신히 내밀고 있는 악어의 모습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얼음에 갇혀 죽어가는 듯한 이 광경은 언뜻 보면 절체절명의 위기로 느껴집니다.


애니멀플래닛Oklahoma Department of Wildlife Conservation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놀라운 장면이 악어들이 추운 겨울을 나는 특별한 '생존 기술'이라고 설명합니다. 


노스 플로리다 대학의 생물학 교수 아담 E. 로젠블랫(Adam E. Rosenblatt) 박사는 악어가 일종의 휴면 상태인 '브루메이션(brumation)'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이 얼기 시작하면, 악어는 숨을 쉬기 위해 주둥이를 수면 밖으로 밀어 올리고, 얼음이 그 주둥이를 제자리에 단단히 고정시키도록 합니다. 몸 전체는 물속에 매달린 채, 최소한의 공기 구멍만 확보하는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Oklahoma Department of Wildlife Conservation


애니멀플래닛Oklahoma Department of Wildlife Conservation


이 브루메이션 상태에서는 악어의 신진대사가 기본적인 수준으로 거의 차단됩니다. 심장 박동수와 소화 시스템의 속도를 극도로 늦추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합니다. 


먹을 필요도 없이 그저 얼음물 속에서 추운 날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로젠블랫 교수는 이를 "상당히 놀라운 적응 방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얼음물 속에 코만 내민 채 멈춰버린 듯한 악어의 모습은 죽음의 순간이 아닌, 그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본능적으로 선택한 가장 효율적이고 놀라운 생존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어떤 지시나 학습 없이도 생존을 위해 스스로 위기에 대처하는 이 악어들의 모습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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