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Planet043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포착되었습니다.
화면에는 털이 무성한 수풀 속에서 겨우 뿔만 내밀고 숨어있는 물소 한 마리와, 그 물소의 불과 1미터 앞에 서 있는 위엄 있는 수사자가 대치하고 있습니다.
사자는 먹잇감을 찾으려는 듯 머리를 낮추고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운 채 냄새를 맡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킁킁거리는 소리가 들릴 듯이 코끝을 좌우로 흔들며 수풀 사이를 면밀하게 수색하는 사자의 모습에서 초집중 상태의 포식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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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물소는 자신의 뿔을 최대한 낮추고 몸을 납작하게 엎드린 채 숨죽여 수풀 사이에 숨어 있습니다.
단 한 번의 움직임이나 소리만으로도 생사가 결정될 수 있는 이 순간, 물소의 심장이 폭발할 듯 뛰고 있을 것이 분명하여 보는 이마저 긴장하게 만듭니다.
숨 막히는 정적이 흐르던 그때, 좌우로 흔들리던 사자의 코끝이 문득 한 방향에서 멈춰 섰습니다. 사자는 무언가를 확실히 감지한 듯 두 눈을 번쩍 뜨고 물소가 숨은 곳을 향해 고정시켰습니다.
물소 역시 본능적으로 들켰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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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는 "에라 모르겠다"는 절박함과 함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필사적으로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수풀을 박차고 나가는 물소의 움직임에 사자는 곧바로 반응하여 맹렬하게 추격을 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너무 가까운 거리였고, 사자의 폭발적인 속도를 뿌리치기에는 물소의 도주가 늦은 후였습니다.
결국 물소는 얼마 되지 않아 사자에게 따라잡혔고, 이 긴박했던 추격전은 야생의 법칙에 따라 사자의 승리로 잔인하게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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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생태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자의 후각 능력은 먹잇감을 사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사자는 후각이 개나 늑대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바람을 타고 멀리서부터 죽은 동물의 냄새나 특정 먹잇감의 흔적을 찾아내는 데 매우 능숙합니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먹잇감이 숨어 있을 때는, 시각보다 후각에 의존하여 은신처를 파악합니다.
사자는 코를 통해 공기 중의 냄새 분자를 흡입하고, 입천장에 있는 야콥슨 기관(Jacobson's organ)이라는 특수한 감각 기관을 활용하여 냄새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수풀이 우거진 환경에서는 시야가 제한되지만, 사자는 킁킁거리는 행동(Flehmen)을 통해 물소의 체취(냄새)를 정확히 추적하여 사냥 성공률을 높였을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