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감

진흙 목욕 하는 줄 알았던 사자의 행동 속에 숨겨져 있던 반전 비밀

BY 하명진 기자
2025년 12월 20일

애니멀플래닛진흙 구덩이에서 뒹구르고 있는 사자의 모습 / Wildest Kruger Sightings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현상 너머에는 때로 전혀 예상치 못한 본능과 생존의 법칙이 숨어 있습니다. 여기 온몸에 진흙을 뒤집어쓴 채 구덩이 속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사자 한 마리가 있습니다.


처음 이 광경을 목격한 이들은 사자가 열기를 식히기 위해 시원하게 진흙 목욕을 즐기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커다란 덩치를 진흙 속에 파묻고 뒹구는 모습이 마치 천진난만한 대형 반려견처럼 보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애니멀플래닛진흙 구덩이에 숨어 있던 멧돼지 들어 올리는 사자 / Wildest Kruger Sightings


하지만 사자의 이 기이한 몸부림 뒤에는 야생 포식자의 무서운 집념이 서려 있었습니다. 사자가 진흙 범벅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진짜 이유는 유희가 아닌 바로 '사냥'을 위해서였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확산된 이 영상은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 속 사자는 진흙 구덩이 속에서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파헤치고 있었는데, 그 정체는 바로 구덩이 깊숙이 몸을 숨기고 있던 어미 멧돼지였습니다.


진흙 구덩이에 숨어 있던 멧돼지 끄집어 내는 사자의 모습 / Wildest Kruger Sightings


사자는 진흙 속에 숨어 꼼짝도 하지 않는 사냥감을 끌어내기 위해 앞발로 연신 흙을 파헤쳤습니다. 


마침내 사자가 온 힘을 다해 진흙더미 속에서 멧돼지를 번쩍 들어 올린 순간, 현장에 있던 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구덩이 안에는 어미 멧돼지뿐만 아니라 어린 새끼들도 함께 숨어 있었습니다. 사자가 어미 멧돼지를 낚아채는 찰나의 순간, 새끼 멧돼지들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멧돼지 목덜미 물고 놓아주지 않는 사자의 눈빛 / Wildest Kruger Sightings


어미 멧돼지는 자신이 사자의 표적이 된 사이 새끼들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기꺼이 희생을 감수했습니다. 


야생의 비정한 약육강식 세계에서도 자식을 향한 모성애만큼은 예외가 없었던 것입니다.


표적을 놓치지 않은 사자는 날카로운 이빨로 어미 멧돼지의 급소를 정확히 공략하며 숨통을 조였습니다. 결국 어미 멧돼지는 자연의 섭리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습니다.


평화로운 목욕처럼 보였던 행동이 사실은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음이 밝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고 약한 자는 먹이가 되는 야생의 질서는 오늘도 이토록 냉혹하고도 장엄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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