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제공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 선박 ‘HMM 나무호’ 피격 사건의 유력한 무기로 이란산 대함미사일이 지목되었습니다. 정부는 즉각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로 불러들여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습니다. 다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외교적 파장과 현지에 잔류 중인 한국 선박들의 안전을 고려해, 공격의 배후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수위 조절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외교부 및 범정부 합동조사단은 브리핑을 통해 나무호 타격에 사용된 비행체가 이란에서 자체 개발한 '누르(Noor)'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단은 선체 잔해에서 수거한 터보제트 엔진과 전자기판, 그리고 파손된 탄두의 형태가 이란산 무기의 고유 특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부품 내부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확인했으며, 하늘색으로 칠해진 기체의 도색 역시 누르 미사일의 외형과 동일하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브리핑 직후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습니다. 정부는 우리 선박이 공격을 받은 점에 대해 책임을 묻고 납득할 만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쿠제치 대사는 한국 선박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란 정부나 군이 이번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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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정부가 이란산 무기가 사용되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면서도, 이란 정부를 직접적인 공격 주체로 단정 짓지는 않았다는 서술 방식입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여러 정황이 특정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서도, 내부 상황의 복잡성을 이유로 구체적인 주체나 조준 공격의 고의성을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로우키(Low-key) 대응은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현재 해당 해역에는 25척에 달하는 한국 선박들이 운항하거나 대기 중인 만큼, 과도한 강경 발언이 자칫 현지 선원들과 자산에 대한 보복이나 추가 압박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방지하기 위한 외교적 선택이라는 관측입니다. 사실상 실익을 챙기기 위해 메시지의 수위를 세밀하게 조율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절제된 대응이 오히려 상대국에 약점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중동 정세 전문가들은 명확한 배후 규명이 어렵다면, 국제 사회가 추진하는 해상 자유항행 협의체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다자간 공조를 통해 우회적으로 압박 강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