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감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있는 치타 얼굴이 알고보면 '소름돋는 이유'

BY 하명진 기자
2025년 11월 09일

애니멀플래닛Tapan Sheth / @tapa


우리가 흔히 '약육강식'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처럼, 약한 생명은 강한 포식자에게 숙명적으로 먹이가 되는데요. 


마치 빨간 페인트를 뒤집어쓴 듯 얼굴 털 전체가 붉게 물든 치타들의 모습이 바로 이 엄격한 자연의 섭리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전문 사진작가 타판 셰스(Tapna Sheth)에 의해 촬영되어 공개된 이 치타들의 사진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습니다. 


사진 속 치타들은 얼굴을 붉은색으로 물들인 채 어딘가를 응시하거나, 때로는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살짝 벌린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Tapan Sheth / @tapa


이 특이한 모습 때문에 마치 누군가 장난으로 붉은색 스프레이를 뿌려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케냐의 마사이 마라 국립보호지역에서 포착된 이 놀라운 사진들은 사실 사냥을 성공적으로 마친 치타 형제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즉, 치타들의 얼굴이 붉게 물든 것은 스프레이 때문이 아니라, 방금 전 영양 사냥을 마치고 식사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냥에 성공한 치타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어 죽은 영양의 몸에 얼굴을 깊숙이 박은 채 허겁지겁 고기를 삼켰습니다.


애니멀플래닛Tapan Sheth / @tapa


애니멀플래닛Tapan Sheth / @tapa


이들은 사냥감의 신선한 고기를 뜯어 먹는 과정에서 사냥감의 피를 온 얼굴에 흠뻑 묻히게 되었고, 그 결과 마치 붉은색으로 염색한 듯한 충격적인 비주얼을 연출했던 것입니다. 


그들의 얼굴에 묻은 붉은 피는 치열했던 생존의 현장과 방금 전의 포만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한편, 치타는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몇 천 마리밖에 남지 않은 매우 희귀한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국제 멸종위기종(CITES)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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