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MJR99EDITZ
평화롭던 숲속, 나뭇가지 사이에 포근하게 자리 잡은 둥지 안에는 작은 생명이 숨 쉬고 있었습니다.
솜털이 보송한 아기 새는 어미가 물어다 줄 먹이를 기다리며, 세상의 위험은 모른다는 듯 천진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평화를 깨뜨리는 죽음의 그림자가 소리 없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차가운 비늘을 번득이며, 검고 긴 그림자가 나뭇가지를 스르륵 휘감아 올라옵니다. 둥지를 향한 뱀의 눈은 오직 하나의 목표물, 연약한 아기 새에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마침내 둥지 바로 위까지 다가온 뱀은 잠시 숨을 고르는 듯 멈춥니다. 이 짧은 정적은 곧 터져 나올 폭풍 전의 고요함과도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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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찰나의 순간 모든 것이 일어났습니다.
뱀의 상체가 용수철처럼 튕겨 나가며 아기 새를 향해 덮칩니다. 거대한 입이 벌어지고, 어둡고 깊은 심연이 아기 새의 세상을 집어삼키려 합니다.
아기 새의 눈에 비친 것은 거대한 죽음의 동굴뿐.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짧은 비명조차 터져 나올 틈이 없던 바로 그 순간, 시간마저 멈춘 듯한 0.01초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어디선가 검은 섬광이 내리꽂혔습니다. 분노와 사랑으로 가득 찬 하나의 화살처럼, 어미 새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든 것입니다. 어미의 목표는 단 하나, 새끼의 숨통을 끊으려는 뱀의 머리였습니다.
어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부리를 강력한 무기 삼아 뱀의 입 바로 위, 머리 부분을 정확하게 낚아챕니다.
아기 새를 삼키려던 뱀의 턱은 어미의 결사적인 저지에 부딪혀 더 이상 닫히지 못합니다. 찰나의 순간, 죽음의 문턱 바로 앞에서 어미는 자신의 온 힘을 다해 새끼의 생명을 지켜낸 것입니다.
눈앞의 새끼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가, 작은 새를 가장 용맹한 전사로 만든 이 장면은 자연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