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러 나갔다가 음주운전 사고를 당해 남편과 반려견이 중상을 당했지만 음주운전자 측의 보험사가 반려견 상해에 대한 보상을 거부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 밤 10시쯤 시흥시 정왕동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선을 이용하는 차량 5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데요.
사고 발생 당시 운전자는 면허취소 수준에 해당되는 만취 상태였으며 이 사고로 인해 6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피해가 심했던 운전자 A씨의 아내 B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음주운전 사고 발생 이후 지난 2개월 동안 벌어진 자신의 일에 대해 털어놓았는데요.
아내 B씨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남편 A씨가 반려견 쩔미를 데리고 집 근처 넓은 공원으로 차를 타고 산책을 나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사고를 당했다는 것.
이 사고로 남편 A씨는 왼쪽 갈비뼈 12개가 다 부러졌을 뿐만 아니라 장기에 동시다발적인 큰 충격을 받아 일부는 완전 절제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무려 전치 48주가 나왔을 정도로 큰 중상을 입은 것.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사고 발생 당시 뒷자리에 타고 있던 반려견 쩔미의 척추가 부러져 긴급 수술을 받았는데요.
수술을 무사히 잘 받았지만 여전히 뒷다리가 회복되지 않아 질질 끌고 다닌다는 것이었죠. 실제 아내 B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반려견 쩔미는 앞다리만 움직이며 뒷다리는 질질 끌고 다녔습니다.
아내 B씨는 "하루에 3-4시간 이상을 밖에서 뛰고 걸으며 산책하던 강아지가 뒷다리를 못써 질질 끌고 다니는 모습은 우리 부부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은 자기 몸도 건사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쩔미 걱정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죠"라고 전했는데요.
무엇보다 임신 중이라는 아내 B씨는 "하필 사고가 났을 당시에 주의를 요하는 초기여서 안정이 필요했고 입원해 있는 쩔미를 보러가서 눈물을 흘리는 일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남편 A씨는 다른 문제가 계속 발생해 입원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반려견 쩔미는 한달간 입원 끝에 퇴원해 통원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아내 B씨는 "병원에서는 입원을 계속하는 것을 권했지만 아이를 그냥 거기에 계속 둘 수가 없어 안정기가 되자마자 데리고 왔습니다"라며 "점점 불러가는 배를 붙잡고 남편도 없이 열심히 간호 중입니다"라고 전했는데요.
이어 "남편은 적어도 일년 간은 일도 못하고 치료를 해야 할 것만 같아요"라며 "곧 아이도 태어날텐데.. 생활비도 그렇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쩔미의 수술비와 치료비, 재활비는 저희에게 점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안타까운 상황이 연이어 발생한 상황 속에서 음주운전 차량 운전자 측, 즉 가해자 보험사는 반려견 쩔미에 대한 치료비를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합니다.
아내 B씨는 "가해자 보험사 측에서는 쩔미에 관한 치료비는 못주겠다며 소송을 하자고 합니다"라며 "강아지는 대물인데 그 대물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은 그렇다쳐도 음주운전은 가해자가 했는데 왜 그 피해는 우리가 다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아내 B씨는 "법이 어떻건 간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남의 인생 이렇게 망쳐놓고 나 몰라라 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는데요.
민법상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는 '물건'으로 보험금 산정에서도 대인이 아닌 '대물' 배상이 이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물배상에서 치료비는 '수리비용'으로 들어가는데 수리비는 피해물 사고 직전 가액의 120%까지만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반려견의 경우 사고 직전 가액의 기준은 '분양가'라는 것.
아내 B씨는 "쩔미는 유기견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버려졌고 결국 우리 부부 품으로 왔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처음 데려간 병원에선 안락사를 제안 받았고 쩔미의 병원비를 들은 일부 사람들은 포기할 법도 한데 대단하다고도 합니다"라며 "무슨 일이 있었든 저흰 쩔미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심정을 고백했는데요.
끝으로 아내 B씨는 "살아있어준게 고맙고 앞으로도 재활에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라며 "씩씩하고 얌전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쩔미가 얼른 네 발로 걷고 뛰길 모두들 바라주세요"라고 덧붙였는데요.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반려견 쩔미의 치료비만 현재까지 2900만원 정도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부디 힘내시길", "열 받아", "공론화 시켜주세요", "진짜 속상하다", "음주운전 미친거 아니냐", "이슈되야 해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