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극혐하던 강아지 집에 아기 길냥이가 들어왔을 때 생긴 일
강아지만 키우던 집에 아기 고양이 들이면 생기는 변화 / instagram_@bitacoradeocho
평생 강아지만 좋아하고 고양이는 쳐다보지도 않던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아기 고양이의 엄마를 자처한다면 믿어지시나요?
동물의 세계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로 가득한 것 같습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무려 1,700만 번 넘게 재생되며 랜선 집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사연이 있는데요.
스페인에 사는 강아지 '오초'와 고양이 '아니타'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오초는 몇 년 전 쓰레기통에서 구조되어 지금의 가족을 만난 아픈 과거가 있는 아이였죠.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외동아들로 자란 오초는 이상하게도 동네 고양이들만 보면 질색을 하곤 했죠. "우리 애는 평생 고양이랑 친해질 일은 없겠구나" 가족들도 그렇게 생각하며 지내왔다고 해요.
강아지만 키우던 집에 아기 고양이 들이면 생기는 변화 / instagram_@bitacoradeocho
그런데 사람 일도 그렇듯 견생사도 한 치 앞을 모르는 법입니다. 어느 날 엄마에게 버려진 채 죽어아가던 핏덩이 길고양이 아니타가 이 집에 들어오면서 모든 게 뒤바뀌었거든요.
처음 발견되었을 때 아니타는 너무 어려서 스스로 숨쉬기조차 힘들어 보였다고 합니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수의사 선생님마저 고개를 저으며 생존 확률이 10%도 안 된다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도 이 대목에서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그 조그만 몸으로 버티기엔 세상이 너무 추웠을 테니까요.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일 몇 시간마다 튜브를 연결해 우유를 먹였습니다.
잘못하면 폐에 구멍이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작업이었지만 선택지가 없었죠. 설상가상으로 일주일째 되던 날에는 관절을 파고드는 심각한 감염증까지 찾아왔습니다.
강아지만 키우던 집에 아기 고양이 들이면 생기는 변화 / instagram_@bitacoradeocho
정말 산 넘어 산이었죠. 그런데 여기서 조금 의외였던 점이 있습니다. 인간 가족들이 밤낮없이 아니타를 간호할 때, 그 곁을 묵묵히 지킨 뜻밖의 존재가 있었거든요. 바로 고양이라면 질색하던 강아지 오초였습니다.
보통 강아지와 고양이는 앙숙이라는 편견이 강하잖아요? 특히 고양이를 싫어하던 성향이 있던 아이라면 아기 고양이를 해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게 당연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무서워하더라고요.
하지만 오초의 행동은 전혀 달랐습니다. 아니타가 아파서 끙끙거릴 때마다 곁을 떠나지 않고 진행 상황을 살폈습니다. 마치 "내가 쓰레기통에서 살아남았던 것처럼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하는 것처럼요.
오초의 지극한 정성 덕분이었을까요? 아니타는 기적적으로 버텨냈고, 튜브를 빼고 스스로 젖병을 빨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지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강아지만 키우던 집에 아기 고양이 들이면 생기는 변화 / instagram_@bitacoradeocho
지금 아니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다행히 아주 건강하게 잘 자랐습니다. 다만 어릴 적 앓았던 감염증 때문에 걸을 때 살짝 뒤뚱거리는 엉성한 걸음걸이를 갖게 되었죠.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엄청난 반전이 있습니다.
아니타가 걷고, 뛰고, 노는 법을 전부 누구에게 배웠는지 아시나요? 인간 엄마도, 고양이 친구도 아닌 바로 형 오초였습니다. 오초가 바닷가로 산책을 나가면 아니타도 강아지 무리에 껴서 모래사장을 질주합니다.
공원에 가면 댕댕이들과 냄새를 맡으며 인사를 나누고, 집에 오면 소파에 오초와 나란히 누워 휴식을 취하죠.
네, 맞습니다. 아니타는 자기가 고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아요. 본인이 털이 좀 짧고 덩치가 작은 '강아지'라고 굳게 믿고 있는 눈치입니다.
강아지만 키우던 집에 아기 고양이 들이면 생기는 변화 / instagram_@bitacoradeocho
솔직히 처음에는 동물의 모성애나 동정심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깊게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기억을 공유한 두 녀석이, 서로의 냄새 속에서 같은 상처를 읽어낸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아파봤기에 저 작은 생명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던 오초의 마음이 느껴져서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지금도 아니타는 오초 형아가 가는 곳이라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갈 기세로 껌딱지 생활을 하고 있다네요. 여러분 주위에도 혹시 이렇게 정체성이 의심되는 독특한 반려동물이 있나요?
개가 되고 싶은 고양이든, 고양이가 되고 싶은 강아지든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누군가를 온전히 믿고 닮아가려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