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소민 양
갑작스러운 질환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 생후 9개월의 영아가 장기 기증을 통해 고귀한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짧은 생을 마감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이번 달 1일, 서울 종합병원에서 생후 9개월 된 장소민 양이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또래 환아 등 총 3명에게 간과 신장, 소장을 기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유가족에 따르면 소민 양은 지난달 중순쯤 고열 증세가 발생해 소아과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며 정밀 검사를 받은 끝에 세균성 뇌수막염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고, 급격한 상태 악화로 결국 회복 불가능한 뇌사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소민 양의 어머니 박 씨는 남편과 가족들의 진심 어린 제안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장기 기증이라는 힘겨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박 씨는 초기에는 딸을 온전히 보내주고 싶은 마음에 기증을 반대했으나, "세상 어딘가에서 소민이의 흔적이 다른 아이들의 생명을 통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믿고 싶다"는 남편의 절절한 설득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故 장소민 양
◇故 장소민 양
지난해 7월 예정일보다 다소 이르게 2.5㎏의 미숙아로 태어난 소민 양은 생후 9개월이 지나도록 몸무게가 7㎏대에 머무를 만큼 가냘픈 아기였습니다. 어머니 박 씨는 정성 어린 간호와 양육을 통해 아이가 자라면서 면역력을 키우면 건강해질 것이라 굳게 믿었지만, 첫 돌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지독한 참척의 고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올봄 가족들과 함께 떠났던 짧은 벚꽃 구경이 소민 양과의 마지막 추억이 되었고, 다가오는 5월 계획했던 가족 여행은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남았습니다.
떠나가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던 어머니 박 씨는 차마 '다음 생에 다시 내 딸로 와달라'는 이기적인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 씨는 오직 "누구의 자녀로 태어나든 상관없으니 다음 생에는 제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달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소민이의 선물을 받은 아이들이 더 이상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