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4일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 방송분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과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의 부적절한 자막 쓰임새까지 줄줄이 재소환되는 등 방송가로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해 온 과거 미디어의 안일한 인식이 잇따라 폭로되며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무려 13년 전에 방영되었던 MBC의 군대 체험 예능 '리얼 입대 프로젝트 - 진짜 사나이'의 한 장면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 2013년 7월 방송분으로, 출연진이 무더위 속에서 강도 높은 남한강 도하 작전 훈련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제작진은 훈련에 지친 출연자들의 모습을 묘사하며 "이제 한계? ‘탁 치면 억’하고 쓰러질 것 같은 표정들"이라는 자막을 화면에 송출했습니다.
이 문구는 1987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안타깝게 숨진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공안 당국이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내뱉었던 악명 높은 발언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명백히 연상시키는 표현입니다.
앞서 SBS 예능 '런닝맨' 역시 지난 2019년 방송분에서 사레가 들린 출연자를 두고 "1번을 탁 찍으니 엌 사레 들림"이라는 유사한 자막을 사용했다가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의도는 없었으나 주의하겠다"며 공식 사과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날카로운 시선과 달리 '진짜 사나이'의 해당 회차는 현재까지도 아무런 편집이나 제재 없이 국내 주요 OTT 플랫폼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습니다.
이처럼 해묵은 예능 자막들이 연이어 심판대에 오르게 된 근본적인 배경에는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역사 모독 마케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대형 텀블러 행사를 기획하면서 계엄군의 진압 탱크를 연상시키는 '탱크데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도 모자라, 홍보 문구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결합해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이며 두 차례나 공식 사과를 감행하고 스타벅스코리아 경영진이 경질되는 등 전례 없는 후폭풍이 몰아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단체와 유족 등 27명은 정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특별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소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기업과 미디어를 향한 우리 사회의 역사적 감수성 요구는 더욱 엄격해질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