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n Switzer
지난 2016년, 호주 퀸즈랜드에서 사진작가 에반 스위처(Evan Switzer)가 포착한 한 장의 사진은 전 세계인을 울렸습니다.
초원 위에서 숨이 끊어져 가는 암컷 캥거루를 애절하게 붙잡고 있는 수컷의 모습이 담겼기 때문입니다.
퀸즈랜드 리버 헤드와 프레이저 섬 일대에서 활동하는 에반 스위처는 당시 우연히 마주한 이 가슴 아픈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Evan Switzer
공개된 사진 속 수컷은 죽어가는 암컷의 상체를 세워 안고 마치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네는 듯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에반 스위처는 "새끼 캥거루가 곁에서 어미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몸을 어루만졌고, 수컷은 암컷이 새끼를 볼 수 있게 머리를 정성껏 받쳐주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한 "수컷이 암컷을 일으키려 애썼지만 결국 힘없이 쓰러지자 슬픔에 잠긴 표정을 지었는데, 이는 매우 드물고 감동적인 광경이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Evan Switzer
하지만 대중에게 감동을 안겼던 이 사진은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전혀 다른 반전을 맞이했습니다.
캥거루 권위자인 마크 앨드리지(Mark Eldridge) 박사는 이 수컷의 행동이 사별의 슬픔이 아닌, 짝짓기를 향한 강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마크 앨드리지 박사는 "수컷 캥거루는 죽어가는 동료를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번식 본능에 따라 암컷을 일으켜 세우려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수컷의 특정 신체 부위가 흥분 상태로 돌출되어 있었다는 점을 객관적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Evan Switzer
박사는 "어미와 새끼 사이의 유대는 분명 존재하지만, 동물에게서 인간과 같은 형태의 애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수컷의 행위를 슬픈 사랑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의인화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대다수의 전문가 또한 이 가슴 뭉클한 사진의 진실이 사실은 냉혹한 야생의 번식 본능이었다는 점에 동의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