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감

한번 싸우면 목 부러질때까지 끝장을 보는 기린의 폭발적인 폭력성

BY 하명진 기자
2025년 12월 11일

애니멀플래닛South West News Service


키가 크고 긴 목으로 초원의 나뭇잎을 여유롭게 뜯어 먹는 기린은 겉모습만 봐서는 전혀 공격성이 느껴지지 않는, 지극히 온순한 초식동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과 달리, 기린이 서열을 가리기 위해 상대방 중 하나가 완전히 꺾일 때까지 격렬하게 싸우는 반전 행동이 포착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스타는 아프리카 케냐의 광활한 야생에서 벌어진 두 기린 간의 치열한 전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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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케냐 메루 국립공원에서 두 마리의 기린이 '최고의 수컷'인 '알파 수컷'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목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충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사진작가 폴 마하기(Paul Mahagi)는 최근 우연히 마주친 두 마리의 거대한 기린들이 보여준 놀라운 광경에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두 기린은 마치 격투기의 선수들처럼 모래판 위에 등장했습니다. 서로 잠시 견제하는 듯하더니, 한 마리가 먼저 고개를 세차게 휘둘러 상대방의 몸을 들이받으며 기습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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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제공격에 맞서 다른 기린 역시 즉각적으로 반격했고, 두 기린은 거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한동안 맹렬한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모래가 자욱하게 흩날리는 와중에 먼저 공격했던 기린이 결정적인 일격을 가했고, 그 순간 상대 기린은 목이 툭 꺾이며 힘없이 아래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싸움에서 패배한 기린은 꺾인 목을 부여잡은 채 결국 무릎을 꿇었으며, 승리를 거머쥔 기린은 긴 목을 도도하게 세우며 승자의 위엄을 과시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BBC


좀처럼 보기 드문 기린들의 혈투를 포착한 마하기는 당시 상황에 대해 "목이 부딪칠 때마다 매우 큰 충돌 소리가 들렸다. 목이 꺾인 기린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듯 보였다"라고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에 따르면, 기린들의 이 치열한 싸움은 일반적으로 둘 중 한 마리가 포기하고 현장을 떠날 때 끝나며, 대부분 치명적인 위험까지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린의 서열 다툼에 대해 저명한 자연 사학자 데이비드 아텐버러(David Attenborough)는 "이 싸움에서 지는 것은 서식지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느 쪽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라고 언급하며, 이들의 싸움이 단순한 경쟁을 넘어 생존이 걸린 문제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처럼 초식동물인 기린을 통해서도 '알파 수컷'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동물 세계의 권력 쟁탈전이 얼마나 팽팽하고 치열한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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