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ke Dexter / Daily Mail
끝없이 펼쳐진 아프리카 초원에서는 매 순간 냉혹한 자연의 섭리가 펼쳐집니다. 그중에서도 어린 새끼를 포식자로부터 지켜내야 하는 어미 야생동물의 삶은 눈물겨운 사투의 연속입니다.
최근 케냐의 한 보호구역에서 새끼를 지키려는 필사적인 본능이 오히려 참혹한 결과를 낳은 어미 기린의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져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지난달 케냐 마사이 마라 국립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활동하던 야생동물 사진작가 마이크 덱스터(Mike Dexter) 씨의 렌즈에 포착되었습니다.
그는 한 어미 기린이 갓 태어난 듯 연약해 보이는 새끼 기린 곁을 지키는 평화로운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Mike Dexter / Daily Mail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풀숲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암사자 한 마리가 눈 깜짝할 새에 새끼 기린을 향해 돌진한 것입니다.
어미 기린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재빨리 달려들었습니다. 기린의 뒷발차기는 맹수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기에, 어미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발길질로 사자를 향해 맹렬하게 대항했습니다.
어미 기린은 새끼를 살리려는 절박한 마음으로 암사자와의 사투를 벌였고, 연이어 위협적인 발차기를 날렸습니다. 그러나 이 필사적인 방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실수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사자를 겨냥했던 어미의 뒷발이 그만 빗나가 갓 태어난 새끼 기린의 목을 강하게 강타한 것입니다.
엄청난 충격에 새끼 기린은 힘없이 쓰러졌고, 결국 목이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새끼를 지켜내려던 어미의 행동이 도리어 새끼의 목숨을 앗아가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자, 어미 기린은 눈에 띄게 당황하고 절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Mike Dexter / Daily Mail
결국 몇 시간이 지난 후, 새끼 기린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어미 기린은 쓰러진 새끼 곁을 하염없이 지키며 슬픔에 잠겼습니다.
사자 또한 더 이상 공격을 멈추고 이 비극적인 순간을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결국 어미는 무거운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발걸음을 옮겨야 했지만, 차마 새끼를 두고 떠나지 못해 걸음을 멈추고 계속 뒤를 돌아보며 슬픔을 곱씹었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사진작가는 "어미 기린의 고통과 슬픔이 너무나 절절하게 느껴져 보는 내내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며 당시의 참담함을 전했습니다.
결국 새끼 기린은 야생의 법칙대로 암사자의 먹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미의 지극한 사랑과 잔혹한 야생의 현실이 빚어낸 이 슬픈 사연은 우리에게 생명의 무게와 비극적인 순간의 깊은 안타까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