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에 동원됐다가 낙마씬을 촬영한 후 고개가 껶여 숨진 말이 알고보니 퇴역 경주마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더하고 있습니다.
퇴역 경주마였던 이 말의 이름은 까미로 평생 인간들을 위해 달렸다가 낙마씬 촬영 이후 사망한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동물보호단체들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 등에 따르면 확인한 결과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사망한 이 말은 퇴역 경주마 까미라고 하는데요.
까미라는 이름을 가진 이 퇴역 경주마는 5년여간 경주마로 이용되다가 마사회에서 말 대여업체에 팔려온 뒤 약 6개월 가량 업체 소속으로 지내왔었다고 합니다.
퇴역 경주마인 까미는 '태종 이방원' 출연 역시 대여업체를 통해 주인공 말의 대역으로 투입되었다가 부상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것.
동물자유연대 측은 "단 몇 초 간의 방송 연출을 위해 발목이 묶인 채 목이 꺾여 죽은 말이 심지어 은퇴한 경주마였다니 그 비참한 삶과 죽음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까미의 죽음은 한국 경주마의 삶과 죽음이 얼마나 비극적이고 잔인하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자신의 생을 통해 경주마의 잔혹한 삶을 사회에 드러낸 까미의 비통한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죠.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지난 5년 기준으로 퇴역한 약 1,400마리의 경주마 중 약 42%는 타 용도로 재활용되었다고 합니다. 타 용도로는 관상, 교육, 번식, 승용이라고 하는데요.
나머지 48%는 질병 부상으로 도태되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외 기타 용도에 해당하는 9.3%에 대해서는 정확한 행방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
승용으로 전환된 말들 역시 이후 어떻게 관리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동물자유연대 측은 지적했습니다. 말 이력제는 경주마로 활용할 때는 효력이 있지만 은퇴 후에는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동물자유연대와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또 다른 까미가 더 이상 우리 곁을 떠나지 않도록 퇴역 경주마 전 생애에 걸친 복지 체계 구축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간의 유희를 위해 달리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오락 수단으로 이용당하며 생을 마친 까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는데요.
앞서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19일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측이 촬영 중 말을 학대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면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드라마 제작진이 주인공 이성계(김영철)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문제는 말의 몸체가 90도로 들리며 머리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는 것.
이후 KBS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태종 이방원' 낙마씬을 촬영한 말이 일주일 후 말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사과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또한 해당 낙마씬이 담긴 '태종 이방원' 7회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지하고 2주간 드라마 결방 사실을 밝혔지만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공분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