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를 알게 된 지 불과 하루 만에 예식을 올리고 진짜 부부로서의 일상을 시작해야 한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KBS Joy와 MBC에브리원이 공동 선보인 관찰 리얼리티 '계약결혼' 첫 방송에서는 SBS Plus·ENA '나는 SOLO' 출신인 16기 상철과 28기 영숙이 미국 시애틀에서 극적으로 상봉해 가상 결혼에 돌입하는 파격적인 전개가 펼쳐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혼 남녀가 명문화된 계약을 기반으로 부부 생활을 먼저 살아본 뒤, 서로의 성향과 가치관을 맞춰보는 독특한 포맷의 예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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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고 둘만의 언약식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하고 설레는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그러나 예식 직후 테이블 위에 놓인 '결혼 서약서'를 확인하면서 현장 기류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계약서에는 부부간 지켜야 할 역할과 가사 분담, 식사 규칙은 물론, 한 사람이 집을 나가면 관계가 종료되고 귀가하면 연장되는 독특한 기한 설정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장난스레 서약서를 훑어보던 상철 역시 갈수록 묵직한 책임감을 느끼며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영숙의 펜촉을 단번에 멈춰 세운 결정적 조항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집에서 머무는 것은 물론 반드시 같은 방에서 취침해야 한다'는 규칙이었습니다.
당일 처음 대면한 낯선 이성과 즉시 한 침실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은 아무리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이해하고 합류했다 하더라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무게였습니다. 단순히 가상 부부 놀이에 서명하는 수준을 넘어, 물리적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지는 현실적인 압박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이 공개되자 스튜디오의 진행자들 역시 탄식을 내뱉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앞서 연출을 맡은 남규홍 PD가 "연애의 환상 대신 결혼이 지닌 적나라한 현실을 조명하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것처럼, 영숙의 찰나의 머뭇거림은 프로그램이 지닌 날것의 긴장감을 극명하게 보여준 명장면이었습니다.
낭만적인 웨딩의 설렘을 뒤로하고 맞닥뜨린 '한방 생활'이라는 거대한 시험대 앞에서 두 사람이 이 낯설고 어색한 간극을 어떻게 좁혀갈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