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una

빗속에서 30분째 멍하니…"실연당했나" 오해 받은 수사자의 반전 사연

BY 장영훈 기자
2026년 09월 03일

애니멀플래닛壽山動物園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쇼우산 동물원(Shoushan Zoo)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포착됐습니다.


사자 사육장의 거대한 나무 구조물 위, 웅장한 갈기를 가진 수사자 한 마리가 비를 흠뻑 맞으며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사진에 담긴 겁니다.


고개를 힘없이 떨어뜨린 채 빗속에서 30분이 넘도록 가만히 서 있는 수사자 '샤오신(小辛)'. 그 쓸쓸한 뒷모습은 마치 실연의 아픔이라도 겪는 영화 속 주인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누리꾼들은 "무슨 근심거리라도 있는 것 아니냐", "오늘 점심 고기가 부족했던 게 틀림없다"라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壽山動物園


◆ "실연당한 거 아닙니다" 동물원이 밝힌 반전


걱정이 이어지자 쇼우산 동물원 측은 위트 있는 해명 글을 올렸습니다. 샤오신이 실연을 당했거나 무리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단지 비 맞기를 즐기는 취향을 가졌을 뿐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심지어 샤오신은 암사자 '샤오괴(小乖)'와 빗속에서 서로 털을 정돈해 준 뒤, 1시간 반 동안이나 함께 폭우를 맞고 서 있었다고 합니다.


사자들의 비 맞기 데이트를 촬영하느라 담당 에디터는 방수가 안 되는 스마트폰을 들고 빗속을 서성이다 기기가 고장 날 뻔했다는 후문도 전해졌습니다.


애니멀플래닛壽山動物園


◆ 비 오는 날, 동물원 사자들의 3가지 유형


동물원 사육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비가 오는 날이면 내실 문을 열어두어 동물들이 실내에서 쉴지 야외에 남아있을지 스스로 선택하게 합니다. 이 선택권 속에서 사자들의 성향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고 합니다.


- 높은 나무틀 위에서 폭우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형

- 풀밭에 파묻혀 비로 얼굴을 씻는 형

- 비가 오면 야외로 나가지 않고 실내에 누워버리는 형


같은 사자라도 비를 맞이하는 방식과 취향이 저마다 달랐던 셈입니다.


애니멀플래닛壽山動物園


◆ 억울한 오해 뒤에 숨겨진 소소한 일상


야생의 카리스마로 대표되는 사자가 비를 맞으며 멍하게 서 있는 모습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와 다릅니다.


사자 역시 가만히 비 소리를 듣는 평화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감기약 먹을 정도로 비를 맞은 사자는 없으니 안심하세요"라는 동물원의 안내처럼, 겉으로는 슬퍼 보이는 순간이 사실은 자신만의 휴식 시간일 때가 있습니다.


오늘 비가 내린다면 수사자 샤오신처럼 잠시 번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가만히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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