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la
목마름을 견디다 못한 영양 한 마리가 평화로운 아프리카의 어느 물가에 자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목을 축이고 있었습니다.
야생의 물가는 언제 어디서 포식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가장 위험한 장소이기에, 영양은 귀를 쫑긋 세우고 온 신경을 집중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고요하던 수면이 거칠게 일렁이며 무언가 영양의 코앞으로 맹렬하게 돌진했습니다.
영양은 본능적으로 몸을 솟구치며 뒤로 크게 물러났고, 지켜보던 이들은 이제 곧 끔찍한 사냥이 시작될 것이라며 숨을 죽였습니다. 물속에서 튀어나온 것은 다름 아닌 아프리카의 무시무시한 지배자, 악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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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긴박했던 공포의 순간은 찰나에 불과했습니다. 뒤로 물러나 숨을 고르던 영양이 다시 물가를 바라보았을 때, 그곳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살을 가르며 기세 좋게 나타난 주인공은 몸길이가 영양의 다리보다도 훨씬 짧은 '아기 악어'였기 때문입니다.
녀석은 나름대로 야생의 본능을 발휘해 큰 사냥감을 노리고 야심 차게 공격을 시도한 듯했지만, 영양의 입장에서는 위협은커녕 귀여운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로 작고 가녀린 크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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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깜짝 놀라 심장이 철렁했던 영양도 곧 상황을 파악한 듯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아기 악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마치 "너 지금 진심으로 나를 잡으려고 한 거니?"라고 묻는 듯한 묘한 여유와 허탈함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기 악어는 제 나름대로 비장하게 입을 벌리며 위엄을 과시해 보려 했지만, 영양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녀석을 만만하게 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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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냉혹한 사냥 현장이 될 뻔했던 물가는 순식간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아기 악어의 엉뚱한 허세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거대한 야망을 품었으나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던 아기 악어의 좌충우돌 사냥기는 지켜보는 이들에게 긴장감 대신 훈훈한 미소를 선사했습니다.
비록 이번 사냥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꼬마 포식자가 언젠가 진정한 물속의 왕으로 성장할 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유쾌한 장면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