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감

'목' 간지러워 나무 사이로 고개 집어넣고 '박박' 긁었던 기린에게 일어난 충격적인 상황

BY 하명진 기자
2025년 09월 30일

애니멀플래닛AsiaWire / The sun


하늘을 찌를 듯이 긴 목으로 초원을 거닐던 기린이, 바로 그 긴 목 때문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단순한 행동이 불러온 어이없는 참사 앞에서 동물원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더썬을 비롯한 외신들은 지난 2018년, 중국 윈난성의 쿤밍 동물원에 살고 있던 열 살짜리 수컷 기린 하이롱(Hairong)에게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를 보도했습니다. 사연의 전말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무했습니다. 


당시 기린 하이롱은 목 부위가 너무나 간지러워 시원하게 긁을 만한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육장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를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갔죠.


애니멀플래닛AsiaWire / The sun


하이롱은 이 나무가 마치 맞춤 제작된 효자손인 것처럼, 양 갈래로 나누어진 틈 사이에 긴 고개를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시원함을 느끼는 듯 간지러움을 유발하던 목 부위를 나무에 대고 박박 긁어댔습니다. 그렇게 잠시 시원함을 만끽한 하이롱이 목을 빼내려고 하는 순간,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하이롱의 길고 두꺼운 목이 나무 사이에 단단히 끼어버려 도저히 빠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모습을 발견한 동물원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하며 하이롱을 구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 달려온 직원들은 여러 도구를 이용해 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목이 끼인 채로 오랜 시간 동안 버텨야 했던 하이롱은 이미 극도로 지쳐버린 상태였습니다. 


결국 힘이 완전히 풀린 하이롱은 축 늘어진 채 나무에 매달려 버렸고, 그 거대한 몸은 맥없이 땅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애니멀플래닛AsiaWire / The sun


구조대는 서둘러 톱을 동원해 나무의 한쪽을 베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나무에서 벗어난 하이롱은 그 자리에서 맥없이 툭 하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관계자들이 즉시 하이롱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이미 하이롱은 차가운 눈을 감은 뒤였습니다. 


동물원 측은 공식적으로 "목이 낀 상태로 오랫동안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발생한 질식사"라고 사망 원인을 발표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AsiaWire / The sun


하지만 이 충격적인 사고 소식이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 퍼져나가자, 동물원 측에 대한 거센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충분히 살릴 수 있었는데 늑장 대처로 귀한 생명을 잃게 한 것 아니냐", "설비 관리가 엉망이었다"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간지러움을 해소하려던 기린의 본능적인 행동이 비극적인 죽음으로 이어진 이 사건은, 야생동물 관리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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